2024 인문 웨이브, 울산 : 대중강연_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박상미 심리상담가)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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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강연 :  로고테라피(의미치료)로 찾는 삶의 의미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일시 : 2024년 9월 25일(월) 19:00~21:00

연사 : 박상미 심리상담가

장소 : 울산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

 

‘대중강연’

대중강연은 ‘삶, 멈춰 서서 바라보다’라는 제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열렸다. 김상근 연세대학교 신학과 교수,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박상미 심리상담가는 대중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강연자들이다. 이들은 행복한 사회를,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우리가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그 가운데 마지막 대중강연, 박상미 심리상담가의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0. 시작하며

499석의 울산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 박상미 상담가는 ‘지금 떨고 있다’고 말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KBS ‘아침마당’ 등에서 타인의 떨림을 가라앉혀 주던 이였다. 떨고 있다는 말이 좀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떨림’이야말로 희망을 잃고 절망 속에 빠져있던 이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아니었을까? 강연이 끝났을 때 그 떨림은 사람들 마음에 고스란한 울림을 남기고 있었다.

 

1. 듣고 생각하다

박상미 상담가는 강연 가운데 ‘삶의 의미’라는 말을 서른두 번 반복했다. ‘희망’은 열여섯 차례나 들렸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이들에게, 실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간절히 살고 싶은 마음일 수 있다고, 몇 번이고 거듭해 말했다. 상담가는 강연 내내 호소하고 있었다.

박상미 상담가는 스물네 살, 자신의 가장 추웠던 겨울밤의 이야기를 꺼냈다. 누구보다 가깝게 의지했던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날, 옥탑방의 수도와 전기가 끊겼고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끝내도 합당하다’ 여겼고 실행에 옮겼다. 그로부터 사흘 후,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한 말은 ‘감사합니다’였다. 그리고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의 제목이 보였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였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시련과 고통도 견뎌낼 수 있다.’

빅터 플랭클은 나치 수용소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도 끝끝내 살아남아 의미치료의 이론을 정립하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된 학자다. 무심코 펼친 책 속 빅터 플랭클의 문장은 박 상담가에게 함성처럼 들렸다.

 

그 이후로 지금껏, 박상미 상담가는 절망 속에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전국의 교도소와 소년원을 찾아가고 어린 미혼모들을 만나고 폐광촌의 할머니와 자서전을 만들었다. 박 상담가는 자신을 고친 건 ‘봉사’였다 고백한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을 때, 그 가치가 삶을 축복해 살게 했다.

 

“20년 30년 후에는 선생님 자리에 설 거예요. 선생님보다 더 훌륭한 사람 될 거예요”

만 18세가 돼 보육원을 나오게 된 한 청소년이 상담가와 해외 봉사를 다녀온 후 한 말이다. 운명을 선택학고 인생을 창조해 가는 것. 상담가는 니체가 주창한 ‘아모르 파티 Amor Fati 운명을 축복하라!’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상처 입은 치유자야말로 가장 좋은 치유자라고, 그 상처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거라고. 삶의 의미를 놓지 말자고,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운명을 축복하자고!


 

2. 책을 빌려 질문하다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도서관에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특별한 서재)’라는 책을 펼쳤다. 이시형, 박상미 두 저자가 함께 써나간 이 책은 빅터 플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의미치료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책 속에서 박상미 상담가는 ‘삶의 의미 찾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창조가치: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체험가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태도가치: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상담가가 강연 가운데 전한 실천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어진 빈칸에 나는, 우리는 어떤 말들을 채울 수 있을까?



3. 대중강연의 인문크루(Crew), 안병희님과 대화하다

2024 인문웨이브, 울산’의 ‘대중강연’은 울산 지역 대학생들이 행사에 도움을 주었다. 안병희 학생은 철학도다. 휴학 중에 짬이 나서 인문크루로 함께했다. 대중강연 전 참가자들의 불편사항을 꼼꼼히 묻고 다니던 모습이 기억난다. 다행히 행사 시작 후에는 박상미 상담가의 강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무엇보다 박상미 상담가의 강연은 안병희 학생에게 ‘인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그 해답이 결론을 뜻하지는 않겠지만 위로와 응원,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취업과 진로 그리고 전공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박상미 선생님이 살아온 모습을 보며 정리가 되었어요. 저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마음을 나누고, 또 누군가의 삶에 변화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안병희 학생은 자신의 이름 ‘희’ 자를 ‘빛날 희(輝)’라고 소개했다.

 


Q. 안병희의 지관(止觀, 멈추어 바라봄)의 순간은?

가끔 우울한 기분이 들 때는 무기력하게 가만히 누워 있곤 하는데요. 점점 그런 감정들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고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힘든 것도 곧 멀어지겠구나. 이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걸 통해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구나 하면서요. 요즘은 그런 순간이 제게 지관인 것 같아요.

 




필자_박상준 여행작가

영화와 여행주간지 취재기자를 거쳐 여행작가로 지내고 있다. '서울 이런 곳 와보셨나요?100', 다른 제주에 가다', '엄마 우리 여행 가자' 등을 썼다. 서울 부암동 3평 카페 '유쾌한 황당'에서 공연, 연극, 전시 등 재미난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현재는 원주에 산다. 요즘은 책, 편지, 건축 등을 주제로 한 여행에 관심이 많다. 여행스토리텔링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